4일간 밴쿠버를 삼킨 거대한 안개

171206~09
Canada / British Columbia / Vancouver
Fog envelops Vancouver, Vancouver Sea Fog, Fogcouver
4일 동안 거대한 안개에 잠긴 것 같았던 밴쿠버  
  

  

밴쿠버는 몇 년 주기로 한 번씩 거대한 안개가 밴쿠버를 며칠씩 덮는 일이 생기는데
최근 안개가 극심한 가운데 사진을 찍으러 나가봤다가 하드 속 예전 사진을 찾아보고 먼저 정리하게 되었다
  
지금 쓰는 글은 2017년 12월, 글을 쓰는 12월 초 딱 이 시기에 있었던 안개가 덮쳤던 밴쿠버의 모습들이다

밴쿠버는 바닷가에 있는 도시이기에 안개는 자주 있어왔는데
이 당시엔 바닷가 바로 근처의 높은 건물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안개가 며칠씩이나 덮고 아무것도 안 보이니 무서웠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아침에 눈 떴는데 밖이 하얗...
얇은 커튼 너머로 그냥 하얗기만 해서 폭설이라도 내리나 했는데 너무나 아무것도 안보이기에 보니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이고
바로 옆에 있는 건물만 겨우 보이는 정도
    

다른 방향도 마찬가지
정말 아무것도 안 보임 바로 앞에 있는 수영장 건물의 지붕만 겨우 보임

   

그래도 해가 뜨고 오후가 되어서 안개가 걷히나 싶어서 그러려나 했던 시간

하지만 밴쿠버의 겨울은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저녁이 되려고 하니 저 멀리 건물들 넘어
살아있는 것처럼 꾸역꾸역 건물들을 삼키며 밀려오는 안개들이 처음엔 그저 신기했다

와... 안개가 살아있는 것 같아   
이렇게 극심하게 짙은 안개가 첫날이라 그저 신기했던 때
     

하지만 해가 지고 다시 아무것도 안 보이기 시작
  

3일째 이어진 안개에 질색하다
오늘은 그나마 건물들이 보이니 좀 나은 거라며 웃었던 시간
  

위에 있는 사진과 같은 장소이다

4일째... 해가 떴는데 안개는 왜 더 짙어지니
    

참고로 35층짜리 건물

해가 뜨는데 안개는 물러설 기미를 안 보이고 멀리 있는 건물은 꼭대기만 겨우 보였다
   

해가 떠있는 아주 화창한 상태... 하늘만
   

내려앉은 안개들 때문에 건물들의 윗부분만 보이는 모습
   

다리 건너 보이는 앞 동네의 멀리, 높은 지대의 끄트머리만 겨우 보였다
   

파란 하늘, 노을 그리고 짙은 안개
   

안개와 태양이 싸우는 줄?
   

노을이 멋진데... 
그 아래는 모두 안개로 보이지 않는 상태
   

와....
해 질 녘 물러나는 안개들은 진짜 살아있는 것처럼, 요동치는 파도처럼 움직이며 빠져나가는 게 눈으로 보였다
   

내가 있는 곳까지 안개로 가득 찬 모습보다 어느 정도 걷히니 예쁜 모습들이 보인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놓칠 수 없는 누군가의 드론
부럽고 ㅎ

걷힐 듯 걷히질 않았던 안개
   

위 3개 연속 사진 모두 한 곳이다

물러나기 싫은 듯 물러났다 다시 밀려오는 안개와
강렬한 노을과 해진 후의 조명으로 멋지긴 했지만 
노을과 안개가 싸우는 듯 팽팽하게 오가는 모습은 좀처럼 겪지 못할 신기했던 경험을 안겨주었다  
    

역대급 안개로 인해 도심이 잠기자 지역 언론사들마다 안개 뉴스가 메인이었다
  * 몇 년 주기로 밴쿠버는 거대한 안개가 생성된다고 하지만 이때처럼 4일 이상 짙게 머무는 일은 좀처럼 없다고 한다
  * 비가 많이 와서 Raincouver, 안개가 많이 끼니 Fogcouver 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된 때였다
    

     

4일간 밖으로 정말 하얗기만 한 모습은 정말 무서웠는데
물러서면서부터 보이는 하늘과 안개의 모습 덕분에 마지막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안개기간이었다

   
* 힘든 사진 정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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