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 아름답지 않은 캐나다 공원과 노숙자 문제
October 2022
Canada / British Columbia / Vancouver
Andy Livingstone Park
앤디 리빙스톤 공원
나는 밴쿠버 다운타운 끝자락에 살고 있는데
살고 있는 집 앞에는 앤디리빙스톤 공원(https://bsword.tistory.com/69) 이 있다
가을엔 정말 예쁜 단풍으로 멋진 공원이었지만
이번글은 이 공원의 어두운 단면, 노숙자들이 주제다
밴쿠버는 캐나다에서도 노숙자의 비율이 매우 높은 곳인데
뭐 그렇다고 미국 서부처럼 만 명이 넘는 노숙자 단위는 아니지만 인구수에 비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기에
사회적으로도 문제고 치안과 약물문제의 중심이기도 해서 캐나다 사회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곳은 광역 밴쿠버(서리, 코퀴틀람, 리치몬드)에 두루 퍼져있는 노숙인들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E Hastings St 길과 불과 4 블록 정도 떨어진 가까운 편인데도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이용객들과 자주 오가는 공원 관리소의 힘으로 인해 오히려 노숙인이 적은 편인데
노숙인들이 텐트로 점령한 곳들에 비하면 매우 양호하지만
적더라도 있긴 있어서 한국서 노숙인을 접할 일 없던 사람 입장에선 놀랄 수밖에 없기에
노숙인이 "비교적 적은", "온순한 편인" 분들이 종종 계시다 가는 모습을 찍은걸 정리해 보았다
* 나도 내 블로그에 노숙인들이 시커멓게 수백명씩 오가는 길 사진은 올리고 싶지 않다
* 모든 공원이 다 이렇진 않는다. "본진"과 가깝다보니 출몰하는 빈도가 높을 뿐
* 노숙인을 찍고 싶진 않아 여태껏 이 주제로 글을 쓴적이 없는데 이 글이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노숙인 글이 될 것 같고 그랬으면 좋겠다
멀쩡히 운동하러 나오신 동네분들 같지만 노숙인분들;;
맑은 날 이곳에서 일광욕도 하고 이렇게 모여서 마리화나와 술 담배 정도 하시는 분들은 건전한 분들;;
운동도 하신다!
단풍이 아름답게 들고
30M쯤 떨어진 초등학교가 보이고 어린이 놀이터가 코앞이지만
혼자만의 무언가(;;;;;;;;;)를 하시는 분 ;;;
동네 주민이 잠시 쉬는 거 아닌가? 오해할 수 있겠지만
나도 그렇고 동네 주민은 근처만 가도 냄새가 지독한 이곳을 지나 만 가지 가까이 저렇게 있진 않는다 =_ =...
지금은 나도 여기 주민들이랑도 알고 지내고 이곳을 오가며 보는 거도 있고;; 들은 것도 있어서 여기를 알아서 다니지만
이곳에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노숙자 한 두 명으로도 근처도 오지 않았었다
공원 내는 아니고 공원 건너편 ;;
이곳에선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저 정도 어린이가 혼자서 절대 밖을 다닐 수 없다
그러니까 옆에 있는 분은...
평일 아침 9:30
오른쪽에선 경기를 위해 도착한 사람들이 몸을 풀고 있고
왼쪽에선 경기장 네트에 이것저것 물건들을 널어놓고 텐트까지 치고 자던 노숙인들이 짐을 정리하고 있다;;
경기장에 축구 골대나 네트 등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 노숙인들이 자주 저렇게 물건을 늘어놓는 걸 볼 수 있지만
관리하는 관리인들이 돌아다니고 경기하러 많은 사람들이 매일 오기 때문에 그나마 바로 철수한다
참 순하신 분들
훔친 카트에 재활용품을 싣고 움직이시는 분
저렇게 재활용품을 모으고 다니시는 분들은 정말로 매우 건전하신 분들이시다... -_ -
여기서는 물건을 살 때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은 디파짓이라고 해서 재활용품 금액을 소비자가 지출하게 되는데
그렇게 구입하며 쓴 유리병, 플라스틱병, 우유팩 등등 쌓이면 금액이 상당하게 되기에
사람들이 버리는 재활용품들을 모아서 돈으로 바꾸시는 분들은 부지런하고 재활의 의지가 있으신 분들이다.
그래서 사회환원으로 무작위로 저렇게 끌고 다니시는 분들에게 모은 걸 주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그랬었고)
하지만 쓰레기통을 뒤엎은 다음 그대로 치우지 않고 가는 노숙자도 많다 -_ -...
재활용품을 모으는 것과 모으면서 일어나는 일은 부수적;;;;
관리인에게 철거되기 때문에 오래 못 있지만
종종 이렇게 혼자만의 공간을 만드시는 분들도 계시다
처음엔 이런 텐트가 동네에 생기면 식겁했는데
이분들은 다른 "본진"의 텐트들에 비하면 그나마 밀려서 오신 분들이란 거 알고 겁을 좀 덜 내게 되었...;;;;;;;;;;;;;;;;;;;;;;;;
놀이터의 숙박객
놀랍게도 두 사람이었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따듯한 날
단풍도 들고 바람도 잔잔하고 조용한 어느 날 일광욕 하시는 분
동네 주민은 이곳에 앉아도 벤치에 잠시 있지 오래 있진 않는다
매우 젊어 보였던 청년 노숙인...
노숙인들의 세계도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 세계라 청소년 노숙인들은 따로 쉴터가 있을 정도인데
저 청년은 이곳에서 자주 보는 청년이라 좀 마음이 짠 했다;;
단풍이 예쁘게 든 테니스 코트...
저분들이 무얼 하시는지 나는 모른다;;;;;;;;;;;;;;;;;
어... 오늘도 평화롭다... ㄷㄷㄷㄷㄷㄷㄷ
큰 공원답게 화장실과 샤워장이 있는 만큼
사람들이 드문 평일낮엔... 노숙인들도 이용하신다;;
어디선가 가져온 남의 가방 안엔 뭐가 있는지도 확인하고...
빨래(???) 도 하고...
따듯하게 돌이 달궈진 데엔 어김없이 무언가에 취해 주무시는 분들
다시 말하지만 모든 공원이 이런 건 아니고
여기가 저분들의 본진에 가까워서 더 자주, 다양한 타입의 분들을 볼 수 있는 거긴 한데
밴쿠버와 노숙인 문제는 뗄 수 없는 문제라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주정부의 광고들을 볼 수 있긴 하지만
이미 이 삶을 선택하신 분들에겐 그마저도 쉽지 않은 거 같아 보이긴 하다
혹시나 캐나다에 왔다가 노숙인을 보게 된다면 절대 돈을 줘서는 안 된다 (돈으로 밥이 아닌 다른 걸 산다)
그들이 뭐라 말을걸어도 듣지 않고 앞만 보고 가는 게 좋고
겁먹으면 더욱 달려들므로 안 보이는 척 가는 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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