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로제 걸릴 것 같았던 캐나다 개미와 2년간의 전쟁 (캐나다 개미약)
2021~2023
Canada / British Columbia / Vancouver
캐나다 개미와 벌인 2년간의 전쟁
진짜 꽤 오랫동안 고생했던 개미와의 전쟁, 그 지난 했던 전쟁의 기록물
2021년 여름, 정확히는 7월이었다
가장 처음 발견 한 곳은 욕실이었는데 집 구조 상 입구에서 들어오면 신발장이 왼쪽, 세탁실이 오른쪽이고
몇 걸음 걸으면 신발장 옆에 욕실이 있어서 들어오자마자 손을 씻을 수 있는 구조라
처음엔 밖에서 묻어온 개미인 줄 알고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욕실에서 나오는 개미가 한 두 마리가 아니라 며칠간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에 이상해서 계속해서 어디에서 오는 건가
집에서 생긴 거면 크게 번지기 전에 막아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면서 욕실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꼼꼼히 찾아봤지만
도무지 찾을 수 없었는데
그다음에 발견된 곳은 바로 신발장
그래서 밖에서 들어온 개미가 집에서 퍼지는가 싶어서 식겁했다 신발장을 샅샅이 플래시를 켜고 둘러봐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며칠 잠잠하길래 역시 밖에서 내가 묻어온 개미였을 거라 생각하고 넘어가는데
이게 걷잡을 수 없게 점점 많이 나오더니 욕실은 하루에 수십 마리씩 발견하는 지경에 이르러 사태가 크게 된 것 같아 정말 겁을 크게 먹었었다
그래서 건물 관리실에 연락하니 바로 다음날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에서 오셔서 욕실에서 나왔다고 하니 약을 놔주시고 갔는데
정말 간단하게 약 놔주고 끝;; 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초반엔 정말 상상도 못 했다 개미와의 전쟁이 몇 년이나 이어질 줄은
개인적으로 사다가 써 본 캐나다 내 판매하는 살충제 들
처음엔 일이 커질지 모르고 개미가 나오는 곳에 뿌렸던 살충제들
개미들이 벽을 타고 아주 작은 벽의 틈에서 나오는 걸 발견하고 그 틈에 뿌린 다음 틈을 막아주는 제품을 사서 추가로 막아버렸다
하지만 한국사람인 내 생각과 달리 캐나다는 콘도 건물이라 하더라도 생각보다 매우 허술한 면이 많은데
내가 사는 건물뿐만 아니라 다른 건물들도 콘크리트로 올린다 하더라도 내부는 나무로 대부분 구성되다 보니
개미가 한번 퍼지면 엄청나게 퍼지고
여기저기 마감이 허술하고 부실한 데가 많고 틈도 많아서 개미가 나오는 구멍을 막아도 막아도 여기저기 구멍이 워낙 많아서 쫓아다니며 막아도 완벽히 막을 수가 없다
그야말로 개미 박멸만이 답
그렇게 2021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혼자서 약을 뿌리기도 했지만
개미들의 번식 속도는 어마무시해서 집 구석구석을 기어 다니며 개미의 경로를 찾아 헤맸고
자다가도 혼자 부엌이나 거실, 욕실에 가서 플래시로 비춰가며 개미들을 잡아대는...
그야말로 매우 신경이 곤두선 상태로 살아야 했다
* 음식물이나 물이 전혀 없는 곳에서 개미집 비슷한걸 찾아낸 이후론 정말 집안을 다 뒤엎으며 찾아 다녔다
그렇게 2022년이 되었고 한참 있다가 집 주민들과 이야기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이미 2021년 초반부터 건물 아래층부터 천천히 개미가 퍼지기 시작하였고 내가 사는 15층은 여름쯤,
2022년 봄엔 건물 전체가 개미와 싸우느라 난리도 아니라고... ㄷㄷㄷ
개미라는 게 집이 지저분해서, 위생 상태가 안 좋아서 생기는 줄 알았던 내 생각과 달리
건물 자체에서 퍼지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으로는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_ ㅜ
이때쯤 건물 관리를 하는 매니저는 탈모까지 와서
응원 카드에 몇몇 사람은 기프트카드까지 준비해서 전달하는 등 정말 모두가 고통받는 시기였다
2022년 여름의 죽은 개미 사진
혐오 사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개미 사진은 접기에... 굳이 안 봐도 됨
싱크대 아래 사진
음식류는 전혀 없고 별 다른 물건들도 없이 주방 세제와 수도 필터만 두는 곳인데
개미가 많이 보이길래 약을 엄청 뿌렸더니 얼마 후 개미들이... ㄷㄷㄷㄷㄷ
저렇게 왕창 죽은 개미들을 청소하는 거만 총 세 번을 했다
페스트 컨트롤 분들이 오셔서 약을 중점적으로 두시는 곳인데
저렇게 단체로 나와서 죽은걸 눈으로 보니 진짜 끔찍했다
몇 번이나 다녀간 페스트 컨트롤 업체는 정말 나오는 부분에만 약을 놓아주고 말고 말기에
주민들이 추가로 놓는다는 약을 추가로 더 샀다
* 약이 이것저것 섞이면 안 된다고 하지만 페스트 컨트롤 직원은 상관없다 해서 옆집 주민에게 사진을 받아서 같은걸 샀다
* 나 혼자만 놓아서는 안된다 주변의 주민들과 함께 놔야 효과가 확실하다
비싸다;;;; 하...
설치하고 얼마간은 개미들이 더 많이 늘어나고 폭주하는 거처럼 보인다더니
정말 많이 늘어난 듯 보이다가 점점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일시적인 거고
개미들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다시 출몰... 하...
역시 한 번으로 안되고 다시 교체를 했다
올봄 집안 대청소를 하며 회수한 개미 약 상태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모두 이런 건 아니고 이 약이 유독 심해서 사진 찍어둔 것
2023년 봄, 건물 곳곳의 개미약 흔적
개미사태 초반에는 개미가 출몰한다는 연락을 받은 집에만 페스트 컨트롤이 방문해서 약을 놓았고
이후 건물 전체적으로 퍼지자 전체 공지로 집집마다 방문해서 약을 놓아주더니
올봄 건물 전체적으로 여기저기 복도에 정말 빼곡~히 개미약이 놓아진 걸 볼 수 있었다
건물 전체적으로 약을 엄청나게 뿌려서 그런지 최근에는 박멸 단계인지 정말 보이지 않는다
처음 개미를 발견한 7월 이후 딱 2년 걸린, 건물 전체적인 방역 전쟁의 끝은 보이는 듯 하지만
그래도 개미 문제는 괜히 골칫거리가 아닌 만큼 아직 마음을 놓을 순 없는 듯 하기에
가끔 새벽에 일어나면 후레시 들고 바닥을 기어 다니며 개미를 찾아보곤 한다 -ㅅ-...
개미문제는 진짜 트라우마 된 것 같... 지만 정말 요즘은 안 보이니 이런 짓도 끝나겠지
추가로 개미사태 때문에 생긴 습관이 있는데
저녁마다 아무리 귀찮더라도 싱크대를 비롯해서 주방을 싹 치우는 습관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 캐나다에서 유명한 개미약들
- 20 Mule Team Borax Laundry Booster
이거는 세탁세제인데 이 제품의 후기 1등은 "개미약으로 최고!!!"...라고 할 만큼 개미약으로 유명한 제품
각종 벌레 관련 코너가 아닌 세탁 용품 코너로 가야지 발견할 수 있다
위에 내가 구매한 제품들보다 훨씬 저렴하게 대용량으로 구입해서 쓸 수 있어서 좋은데
내가 필요할 때 안 보여서 포기한 제품이다. 세탁세제 코너에 있는걸 나중에 발견했다 -_ ㅡ
- Ortho Ant B Gone Max
이것도 지인들의 추천을 받은 건데 내가 구매 가능한 주변의 매장에 없어서 포기한 제품
온라인으로 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데 제품은 5달러인데 배송비는 15달러로 포기했던 제품이었다
아무튼 개인집도 사람들이 많이 사는 건물도 개미 한번 들어서기 시작하면 정말 골치라 하더니
2년간 정말 신경 많이 쓰였던 시간이었다
지금 사는 집에 정말 만족하며 살고 있는데 이사는 말도 안 되고 최선을 다해 개미 박멸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시간,
덕분에 주변 주민들과 인사만 하고 지내다가 메신저도 트고 개미사진 주고받는 계기도 되고 ㅋㅋㅋㅋ
지금은 속 편히 웃기도 하지만
개미.. 함께해서 힘들었고 다시 만나지 말자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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